악플러의 심리, 그들은 누구일까?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한 번쯤은 악플을 마주하게 됩니다. 악플은 그저 한 번 쓱 지나가버릴 수 있지만, 때론 누군가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합니다. 악플러들의 심리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고, 그들의 공통된 특성은 무엇인지, 그리고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적어보았습니다.
악플의 기준, 어디부터가 악플일까?

악플의 기준은 애매합니다. 비판과 비난은 분명히 다른데, 악플러들은 종종 그 경계를 모호하게 만듭니다. 악플은 단순히 의견을 표출하는 것을 넘어서 상대에게 감정적 상처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쓰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비판이 건설적이고 문제 해결을 위한 방향을 제시한다면, 악플은 주로 감정적으로 공격하고 상처를 주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Buckels et al. (2014) 에 따르면, 악플은 상대방에게 고의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기 위한 형태로 나타나며, 이는 단순한 비판과는 분명히 구분된다고 합니다.
악플러들은 모두에게 그러는 걸까?

악플러들은 특정 대상에게만 공격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대상은 자신이 질투하거나 분노를 느끼게 만드는 사람일 수 있고, 때로는 단순히 자신과 달라 보이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악플러들의 공격 대상은 보통 인터넷 상에서 자신보다 더 나아 보이는 사람들, 또는 자신이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로 좁혀집니다. 그러니까, 모든 사람에게 무차별적으로 악플을 다는 것은 아니란 말입니다. Cheng et al. (2017)의 연구에 따르면, 악플러들은 주로 자신이 소외감을 느끼거나 공감하지 못하는 대상에게 적대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악플러들의 공통된 심리와 성향
악플러들의 공통된 심리적 특성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악플러들은 공감 능력이 낮고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Buckels et al. (2014)의 연구에서는 악플을 다는 사람들이 반사회적 성향을 보이며,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이 낮다는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고려하는 것보다 자신의 분노, 질투, 불만을 표출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또한, 익명성이 주는 심리적 안전함 역시 악플을 다는 행동을 부추깁니다. 익명으로 댓글을 다는 상황에서는 책임감이 줄어들고, 마치 현실 세계와 단절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더욱 자유롭게 공격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악플러들은 자신의 불만족을 해소하기 위해 타인을 공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이 가진 내면의 불안을 외부로 투사하여 일시적으로라도 자신을 더 나아 보이게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악플러들은 자신이 사회적 인정이나 성취를 충분히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느낄 때,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을 타인에게 표출함으로써 자신의 자존감을 방어하려는 행동을 보입니다. Suler (2004)의 ‘온라인 비인격화 효과(Online Disinhibition Effect)’에 따르면, 익명성과 거리감이 사람들에게 현실에서 하지 못할 행동을 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합니다.
죄책감은 없을까?
그렇다면 악플러들은 자신의 행동에 죄책감을 느낄까요? 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죄책감을 느끼지 않거나 최소한 죄책감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 역시 익명성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익명 환경에서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사회적 결과나 비난을 직접적으로 마주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책임감을 덜 느끼게 됩니다. 그 결과 죄책감보다는 자신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느끼거나, 단순한 재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Cheng et al. (2017)의 연구에서도 악플러들이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죄책감을 거의 느끼지 않는다는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악플러들의 지능과 사회적 지위
악플러들의 지능 수준은 보통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감정적 지능(EQ), 즉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높은 지능을 가졌더라도 사회적 관계에서 실패하거나 불만족을 느끼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악플러들의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상태는 다양합니다. 모든 악플러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연구 결과 일부 악플러들이 사회적 지위가 낮거나, 경제적 불안정성을 겪고 있을 때 이러한 행동을 더 많이 보이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Chabrol et al. (2009)의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인정을 받지 못하거나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이러한 부정적인 온라인 행동을 더 많이 보인다고 합니다.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충분한 인정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터넷 상의 공격적 행동을 통해 일시적으로라도 힘을 느끼고자 하는 심리가 작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가정에서 자랐을까? 연령대는?
악플러들은 특정한 가정 환경에서 자랐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다양한 배경에서 온 사람들이 악플을 다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다만, 부모의 지나친 통제나 관심 부족 등으로 인해 자기 표현의 방법을 잘못 배운 경우, 공격적인 온라인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Kowalski et al. (2012)의 연구에서는 부모의 양육 태도와 자녀의 온라인 행동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혔습니다. 연령대에 있어서는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가 가장 두드러지게 악플을 다는 연령층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이 연령대가 인터넷 사용량이 많고, 익명성에 대한 매력을 크게 느끼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악플러, 그들은 왜 그렇게 행동할까?
악플러들의 행동을 비난하기보다는, 그들의 심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대개 자신의 불안을 해소하거나, 타인과의 비교에서 오는 열등감을 극복하려고 이런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과잉 행동은 때로는 정신적인 어려움에서 비롯될 수도 있고, 단순히 습관적인 행동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악플러들의 행동에 휘둘리지 않고 그들의 심리를 이해함으로써 더 나은 소통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악플에 대응하는 우리의 태도는 무엇이어야 할까요? 악플을 단순히 무시할 수도 있지만, 그들 역시 누군가의 관심과 이해가 필요한 사람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좀 더 성숙한 대처를 할 수 있을 것 입니다.